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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er's Original/Otter's Interview

‘제대로 써먹지 못한 날 부숴도 돼’‘JOHNHASABIGMOUTH’의 첫 싱글 『부숴줘』

by 수달지기 2020. 12. 3.

안녕하세요. 오터스맵 수달들입니다.

수달들의 가까이에서 든든하게 도와주는 고마운 친구,

오민수 님이 2020년 11월 27일 『부숴줘fragment)』라는 제목의 첫 싱글을 발매했습니다.

그의 활동명은 ‘존해즈어빅마우스(Johnhasabigmouth)’!

오터스맵은 그를 초청해 아지트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부숴줘(fragment)>_Johnhasabigmouth

 

1. 데뷔곡이라 볼 수 있겠죠? 축하드립니다. ‘Johnhasabigmouth’의 소개를 부탁드려요.

: 이름을 지을 때 이것저것 쳐 보다가 겹치지 않는 이름이라서 쓰게 됐어요. 그 당시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이름이 좀 길게 붙여 쓰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2. 데뷔곡이라지만 음악 작업은 되게 오래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 작업을 소개해주세요.

: 네, 처음에는 고등학생 때 FL스튜디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구해서 갖고 놀면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최근 작업은 양동기 정규앨범 <Inertia> 전곡의 믹싱을 도맡아했구요. 그 중에 ‘Flutter(feat. 내색, 이연희)와 Reality(feat.오늘도 무사히)의 편곡을 했고, 오랫동안 함께 작업을 했던 박진실 형의 비트를 받아서 어느 날에 가사가 잘 나와서 쓴 곡이 제 사운드클라우드(*글로벌 무료 음악 공유 플랫폼)계정 맨 위에 올라와 있어요. 이건 제가 만든 곡이 아닌 것 같이 좋아요.

 

3. 곡을 듣는데 앨범 커버의 그림처럼 창문 밖으로 새파랗고 눈부신 하늘을 보면서 누워있는 제 모습이 연상되면서 공감됐고, 그래서 위로가 되는 곡이었어요. 『부숴줘』는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요?

: 작업을 어느 정도 하다가 슬럼프가 온 바람에 다 뒤엎기도 하면서 진행이 안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정말로 문득 영감이 떠올라서 가사를 썼고 그렇게 하루만에 완성된 곡이에요. 영감이란 것은 나름대로 오랜 세월 동안 음악을 좋아해서 보았던 여러가지의 영화나 느껴왔던 것들이 마음속 어딘가에는 있었고, 그런 것들이 때마침 나와줬기 때문에 그 친구들(영감을 준 작품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어떤 순간이었어요?

: 진짜 힘든 순간이었어요. 늘 하던 대로 작업공간에 앉아서 에이블톤(*미디작곡프로그램)을 켜놓았지만 작업은 안되고 있었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멍때리고 있는데 그 와중에 음악이 너무 좋으니까 짜증이 나는 거예요. 그래, 일단 드럼이라도 찍어보자. 그렇게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느 순간 완성이 되어있었어요.

사실 그런 티가 많이 나는 노래에요. 악기도 적고 구성도 단순한데다 가사도 앞뒤 반복이 끝이거든요. 그런데 그 이상은 하고싶지가 않은 곡이었어요.

-아, 반복되는 가사와 단순한 구성이 그 음악이 하는 이야기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듣는 동안 그 상황 그 느낌 자체가 생생히 떠올라서 더 잘 와닿았던 것 같아요.

 

4. 곡 정보를 보니 프로듀싱, 작곡, 보컬, 믹싱까지 거의 다 혼자 하셨더라구요.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노래를 어릴 때 배우긴 했는데, 노래 라는게 사실 하루라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천재가 아닌 이상 녹슬거든요. 제가 노래를 잘해서 한다기 보다는, 사실 처음엔 그냥 불러줄 사람이 없어서 불렀어요. 되게 이상한게, 어릴 땐 랩을 하고 공연도 좀 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때는 비트를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아까 말한 프로그램(민수 님이 처음으로 다룬 작곡프로그램, FL스튜디오)으로 비트를 찍었는데, 이제는 노래할 사람이 없어서 그냥 제가 노래를 하게 된 거에요. 악기들 같은 경우는 주변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서 구할 수는 있었지만 아직 제가 협업에는 익숙하지가 않아요.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혼자서 뭘 다하려고 하는 게 아직은 좀 강한 것 같아요. 제가 뭘 다 잘해서가 아니라, 악기를 다루시는 분이 생각하는 것과 달라서 실망시켜 드릴까봐 하는 마음이에요. 그런 면에서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네요.

 

-네, 저도 협업을 어려워 하는 편이라, 혼자 하면 문제가 있더라도 혼자 책임을 지면 되니 마음이 편한데 같이 하게 되면 맞춰가면서 작업이 계속 딜레이되기도 하고, 또 상대가 투자한 시간만큼 못해줄까봐 겁도 나서 선 듯 같이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안 꺼내게 되더라구요. 포인트는 다를 수 있지만 어떤 마음인지는 공감됩니다. 그렇지만 혹시 앞으로 피처링이라던지, 콜라보 계획이 있으신가요?

-친한 사람들과 하는 게 아니면 당장은 제가 알려져 있는 게 아니니까, 피쳐링을 한다거나 곡을 준다거나 이런 거는 일단 제가 뭘 더 벌여놓으면 누가 연락이라도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겠네요. 곡을 이제 만들어 놓으면 굳이 내가 힘들여서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들려드리면 되니까. -네, 일단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하니까, 그렇죠.

 

5. 보통 작업은 어디서 하세요? 집, 아니면 작업실같은 다른 공간이 있나요?

-제 침실이자 작업실인 공간에서 합니다. 단점이 많아요. 장점은 작업실까지 몇 분 안걸린다, 일어나기까지 몇 분 안걸린다 정도. 여유가 있으면 작업실은 다른 외부공간에 있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좀 아끼려고 방에 있는 상황이에요.

 

6. 그럼 주로 작업하는 시간은 어떠세요? 특별히 작업하는데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 있으신가요?

-일단 해가 지고 나서, 그냥 저녁도 아니고 10시 이후는 되어야 집중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언제 일어나든 낮에는 잘 못하겠더라구요. 그냥 그게 고정이 되어 버린 것 같아요. ’오늘 하루는 정상적으로 좀 바꿔봐야지’하면서 일찍 일어났지만 결국 작업은 밤 10시쯤 시작하게 되어서 결국 원래대로 다시 돌아와요. 일어났던 시간에 자거든요. 보통 창작을 할 때는 그렇구요. 다 완성되어 가는 것을 수정하는 작업 같은 것은 언제든 하면 되는데, 녹음도 새벽에 밖에 못하겠더라구요. 녹음 같은 경우는, –아, 감정도 잡고 그래야 하니까? -아니, 그때 목이 풀려서..ㅎㅎㅎ

 

7. Johnhasabigmouth님은 창작하는 시간을 매일 내시는 편인가요?

: 창작하는 시간을 제가 내기보단 나는데, 제가 쪼개서 하지는 않아요. 일이 들어오는 경우에도 결국 같은 작업공간에서 하는 일이라서.

-그런데 일과 창작은 따로 시간을 내어야 하잖아요. 두 가지 사이에 시간분배가 잘 되시나요?

-지금은 일이 사실 간헐적으로 들어와서 분배랄게 없는데, 작년에 제가 회사생활을 할때는 분배가 잘 안됐어요. 그때는 퇴근 시간도 불규칙적이었고 심지어는 집에 못 들어오는 경우도 많아서, 그때는 작업이 너무 하고 싶었는데 막상 시간이 주어지니 사실 비슷했다, 뭐 그런..ㅎㅎ
-네 그렇죠. 참, 창작이라는게 아이러니한 것 같아요. 삶을 열심히 살다가 팍! 하고 영감이 떠오를 때를 마냥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꾸준히 밭을 갈듯이 시간을 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그냥 재밌는 것 많이 보고, 좋은 음악 많이 듣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다 보면 그게 다 자양분이 되는 것 같아요.

 

8. 건강한 생각이네요! 마침 다음 질문이, 평소에 좋아하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 있나요?

: 일종의 취미 같은 걸 말씀하시는 거죠? 일단 게임을 좋아하는데, 닌텐도 좋아하구요, 최근에는 보드게임에 꽂혔어요. 플레이 할 기회는 별로 없는데, 일단 사는 것 자체를 좋아해요. 게임을 사서 그 안에 있는 부품을 다 떼어보고 규칙서 보고, 그냥 그런게 즐거워요.

그리고 저는 진짜 어릴 때부터 만화책을 좋아했는데, 대여점은 잘 안 갔어요. 제가 안 사면 안보거든요. 그러니까 제 소유가 아니면 안 봐요. 뭘 모으는 것 자체를 좋아해요. 깔끔하게 해놓지는 않는데 쌓여있는 것만 봐도 배가 불러요. 책에는 민감해서 표지가 접히는 걸 용납을 못해요. 그래서 이게 만화책이라 치면 이렇게 휘어서 보고 절대 쫙 펼치지 않아요.

-안 쪽에 있는 글자는 보기 어렵겠는데요?

-그 정도는 앞 글자, 뒷 글자로 유추해서...ㅎㅎㅎ

–오~ 정말 소소하고 재밌는 TMI(Too Much Information)네요.ㅎㅎ

 

9.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다음 곡의 이미지가 궁금하기도 하고, 예전에 힙합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랩을 하실 계획도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 랩을 그만두고 이런 건 아닌데, 곡을 쓰다 보니 이번 곡이 나온 것 같아요. 일단 다음 Single 한 개 정도는 지금 것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은 느낌일 거에요. 이 곡이 원래 엎어진 EP에 들어있던 곡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대로 있기엔 아깝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사운드클라우드에도 올렸었는데 그걸 지우고 음원으로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내밀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 친절하게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터스맵은 앞으로의 활동도 항상 관심 갖고 응원하겠습니다. 항상 지나가면서 인사만 나눴는데 아직 아주 작은 일부겠지만 케익 한 조각이라도 민수님을 좀 더 알 수 있게 되어 알차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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