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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er's Original/Otter's Interview

남가원 감독의 단편영화 『제자리, 멀리뛰기』 x 양동기 수록곡『어느새 이렇게』 + 남가원 감독님 인터뷰

by 수달지기 2020. 12. 7.

‘당신은 무엇을 좋아했었나요?’

지난 주 포스팅에 이어 인디와 인디의 만남, 인디제곱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다섯 개의 콜라보 작품 중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대구경북을 기반으로하는 뮤지션들의 인디음악과 기존에 완성되어있던 독립영화의 장면들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전시한 다섯 편의 작품


🎵가을정원 - 1200원 x 📽박재현 - pizza sucks without u
🎵가을정원 - 봄, 봄 x 📽고현석 - 봄이야
🎵심상명 - LNEF x 📽박찬우 - 북향
🎵조제 해시 - 피어싱 x 📽손현교 - 인형
🎵양동기 - 어느새 이렇게 x 📽남가원 - 제자리, 멀리뛰기

이 중, 이번에는 이전에 오터스맵에서 소개했던 ‘양동기’의 정규앨범<Inertia>의 수록곡 『어느새 이렇게(feat. 장영은, 이연희』 와 ‘남가원’ 감독님의 『제자리, 멀리뛰기』의 콜라보 뮤직비디오를 소개합니다.

 

양동기<Inertia>

『어느새 이렇게_feat. 장영은, 이연희』

가사

동그라미 그리던
손가락에 펜을 쥘 때면


그릴 순 있고 지울 순 없는
기억하는 내가 있어...

그릴 순 있고 지울 순 없는 
기억하는 내가 있어...

 

제자리에 서 있다가 팔을 크게 흔들어 크게 힘껏 점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영상이 곡과 잘 어우러져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이야기에 저를 겹쳐 떠올려보게 됩니다.


거기에 더 좋은 소식!

남가원 감독님이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단편영화 『제자리, 멀리뛰기』(Running Time. 27min)을 유튜브에 업로드하셨다고 하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순수하게 제자리 멀리뛰기를 좋아하는 ‘주용’의 모습을 보고 저의 삶을 지속하게 했던 "생각만해도 웃음나고 좋아했던 것이 무엇이 있었는가?" 생각해보게 되서 좋았습니다.

수달은 일상 속에서는 잘 마주칠 일 없는 소재들 간의 연결점이 흥미로워서 감독님과 소재는 어떻게 만났고 영화로 만들어졌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오터스맵은 이런저런 호기심을 품고 남가원 감독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남가원 감독, <제자리, 멀리뛰기>2018

 

1. 감독님과의 인터뷰를 보고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해 <제자리, 멀리뛰기>의 줄거리를 소개 부탁드려요:)

: 언어치료사인 ‘민혜’가 ‘주용’과의 수업을 떠맡게 되면서 겪는 일을 다룬 영화입니다.


2. 언어발달장애가 있는 ‘주용’이 언어치료사 ‘민혜’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제자리멀리뛰기를 소개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제자리, 멀리뛰기’라는 소재는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나요? 소재를 떠올리고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궁금해요.

: 제가 ‘언어치료사’로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습니다. ‘언어 재활’을 전공하였기에 주인공인 ‘주용’처럼 학교에 유예를 하고 있는 청소년 친구를 만난 경험이 실제로 있었고 한글을 몰랐던 그 친구와의 수업을 떠올리며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한글을 모를 뿐, 신체적인 조건도 일상생활과 관심이 있는 분야 등에도 모든 것이 일반 청소년과 같았던 친구였습니다. 체육을 좋아하는 친구면 더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설정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제자리’와 ‘멀리 뛴다’라는 단어가 함께인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져서 ‘제자리멀리뛰기’라는 종목을 생각했고 그 사이에 꼭 쉼표를 넣어 계속 제자리인 ‘주용’의 상태와 그를 응원하는 의미를 조금 더 설명해보고 싶었습니다.


3. 필름사진은 찍을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어서 한장 한장 신중하게 찍게 되는 특징(?)이 있는데, ‘민혜’가 처음에 ‘천천히’를 찍는 장면과 자신의 발을 찍는 장면, 길가다 만난 주용을 찍는 장면 등, 사람들이 잘 담지 않는 것들을 찍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녀에게 ‘천천히, 신발, 이름표줄을 만지작대는 주용’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 민혜가 하고있는 일이 의미가 있는 일인지 확신하기 어려워하는 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민혜 자신 역시 제자리라고 여기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에서 무료함을 느끼고 있을 것 같았고, 새로운 것과 풍경과 인물보다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에 더 집중하고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주변의 것을 찍도록 하였습니다.

사실 주용의 모든 것이 민혜에게 처음엔 달갑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것을 가르치고 있는 민혜도 직업적으로 ‘회의감’이 들고 주용에게 관심이 크게 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나이에 찾기 힘든 순수한 면을 가진 주용이 민혜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솔직함으로 하여금 민혜가 정말 원하는 것을 찾도록 해결점을 제공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고, 그 시점에서 민혜가 주용을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연출하였습니다.


4. 민혜에게 주용이 좋아하는게 무엇이냐고 물었을때 답하지 않고 주용이 좋아하는 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마지막에는 서로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나누는 장면에서 감동이 있었고 영화의 핵심적인 장면이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저도 여쭙고 싶습니다.
감독님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아!ㅎㅎ 저는 따뜻한 것을 좋아합니다. 따뜻한 것이라고 하면 애매한 것 같은데 나를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 그리고 따뜻한 ‘말’, 따뜻하게 해주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5. 대구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은? 장단점이 궁금합니다.

: 저는 ‘제자리, 멀리뛰기’로 처음 영화 연출을 하였습니다. 타지에서 생활하다가 대구로 돌아와 영화에 무작정 관심이 생겼던 저에게는 정말 감사하고 의미 있었던 기회예요. ‘대구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은 쫀드기라고 생각합니다(ㅋㅋㅋ). ‘쫀득 쫀득’하게 영화하고자 하는 저를 챙겨주고 보듬어 주셨던 영화선배들과 동료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늘 한가득입니다.

단점이라고 하면 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의 한계 정도일 것 같습니다. 저희가 더욱 열심히 하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면 장비도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6. 유튜브에 풀버전을 올리는 일이 흔한가요? 올리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저의 경우는 대구단편영화제의 사전제작 지원작으로 제작된 작품이기에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고, 영화가 제작된 후 기간이 1년 이상 되었기에 공유가 가능하였습니다.

보통 영화제 출품 등을 앞두시거나 계획이 있으면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하여 유튜브에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는 작품을 공유하고 싶다면 올릴 수 있을 것 같고 저도 영화제 출품과 관련이 없거나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면 앞으로도 올릴 예정이 있습니다.


7.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작품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혹시 앞으로의 차기작도 유튜브에 올릴 계획이 있으신지도 궁금해요.

: 올해 달서문화재단의 ‘예술인 시네마 프로젝트’를 통해 단편영화 <헹굼>이라는 작품을 연출하였고 편집 중에 있습니다. 1월에는 지역영화제작지원선정작 단편영화 <이립잔치> 연출예정이라 새로운 작품 준비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제 출품 이후에 다양한 플랫폼을 통하여 공개하여 ‘대구에서 제작된 단편영화’들을 다양한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지역에서 창작활동을 열심히 하고있는 영화인들의 작품을 많이들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앞으로도 작품의 공유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8. 감독님이 생각하는 독립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 연출이 직접 각본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연출자의 순수한(!?) 날 것 그대로의 의도를 담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9. 영화는 준비하고 제작하는 기간과 그간의 텀이 길다 보니, 영화제작에 집중하지 않는 다른 시간에는 무엇을 하며 일상을 보내시는지 궁금해요.

:사실 영화제작을 하지 않는 때에도 대구에 함께 영화를 하는 동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인 것 같습니다. 다른 동료들도 지속적으로 작품활동을 이어나가고 있기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고 멀리서 응원을 보내기도 합니다.

영화하지 않을 때에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곳에도 들리고 조용한 카페에도 가면서 대구 시민으로서 소소하고 영화롭게 지냅니다! :)

소소하고 영화로운 일상 속에서 또 뵙고 싶어요. 준비하고 계신 다음 차기작도 관심갖고 기다리겠습니다! 친절하고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뮤직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GUIidayH_Wc

단편영화 풀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7rDa6iIdw_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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