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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er's Original/Otter's Interview

댄스 밴드 <허밍버드>의 재영 씨와의 댄스댄스한♬ 인터뷰

by 수달지기 2021. 3. 17.

안녕하세요, 한달 만에 새 인터뷰를 가지고 돌아온 오터스맵 수달입니다. 
이제 진짜 봄이네요. 낮 기온이 영상 18도를 웃돌고요, 꽃들이 피었어요. 
겨울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햇살도 따스하네요. 정말 피크닉 가기 좋은 날들이 오고 있어요. 
시국이 코시국인지라 자제해야 겠지만요.  

이런 봄에 듣기 정말 좋은 앨범이 발매 됐다는 것을 수달들은 놓치지 않고!
인터뷰를 바로 준비 했답니다. 
여러분은 춤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인가요?
한국인에게 '흥'을 빼놓으면 영혼 없는 쭉쩡이와도 같은 것 처럼,
이 뮤지션들에게도 댄스는 바로 그 흥의 결정체예요.

아직은 생소하지만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 댄스 밴드 《허밍버드》의 보컬 재영 씨를 만나고 왔죠.

《허밍버드》
의 미니 앨범을 들으며 봄 햇살 만끽하면 정말 신나지 않을까요?
일단 들으면 한번도 안 들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들은 사람은 없게 될 거예요. ❛˓◞˂̵✧

《허밍버드》의 미니 앨범인 「Night Never Sleep」의 타이틀 「새벽새」 ▶을 클릭✓ 하면 청취할 수 있습니다. ⓒ 허밍버드; 유튜브 뮤직


Q. 음반 발매 축하드립니다. 《허밍버드》 첫 미니 앨범이죠? 작년에 코로나 19 와중에도 여러 활동들을 하셨더라고요. 《허밍버드》 앨범은 첫 앨범이지만 재영 씨는 이미 꽤 오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아는 분들은 다 알고 있는 뮤지션이 아닌가- 합니다.

재영  그 전에는 솔로로 문재영이라는 이름을 걸고 음원 두 개와 싱글 음원을 재작년에 지원 사업으로 제작 했었어요.

수달 그렇죠. 그럼 《허밍버드》 밴드는 어떤 밴드인지 소개와 함께 이 번 앨범도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볼게요.

재영 저희는 댄스 밴드입니다. 5인조 밴드와 2명의 댄서로 이뤄진 7인조 밴드입니다. 이전에는 솔로 활동도 하고 프로젝트 밴드 활동도 했는데, 밴드는 아무래도 오디오적으로는 채워질지 몰라도 보컬이 제스처를 아무리 화려하게 해도 비디오 적으로 한계가 있는게 많이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제 곡에 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댄서를 섭외 하면서 정식으로 활동을 하게 된 팀입니다. 작년에 '문재영'이라는 이름으로 싱글을 내면서 《허밍버드》앨범도 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지원 사업에 공모를 했고, 지원을 받게 되어서 앨범을 내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앨범이 작년에 나왔어야 되는데 (코로나로) 스튜디오가 폐쇄 되어서 6개월 간 작업을 못했어요. 지원사업이 선정 되자마자 폐쇄가 됐거든요. 그래서 (후반기에) 조금 급하게 (진행) 하게 됐어요. 잘 마무리 돼서 다행입니다.

《허밍버드》는 7인조 댄스밴드로 사진 맨 왼쪽부터 키보드 김민주, 댄서 박소영, 드럼 최신영, 보컬 문재영, 베이스 하성원, 기타 홍정수, 댄서 배성윤. ⓒ 낙동강 레코즈

수달 스튜디오가 폐쇄가 되면 어디서 녹음을 해요?

재영 그쵸? 그래서 개인 작업실이 있는 분들은 개인 작업실에서 하셨더라고요. 근데 저는 아무래도 (녹음 하려고 했던) 스튜디오의 장비가 너무 좋기 때문에 거기서 하고 싶어서 기다렸죠. 어쨌든 지원사업이 취소가 되는 게 아니니까 늦게라도 되겠지 싶어서 기다렸어요.

수달 작업을 못하는 동안 굉장히 불안한 기간이었을 것 같아요.

재영 그래서 그동안은 편곡을 좀 더 확실히 하려고 했어요. 초조하기도 했지만 밴드 멤버들이랑 좀 더 깊게 편곡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Q. 밴드 구성이 조금 특이해요. 왁킹 댄서라고 하나요?

재영 네, 왁킹 댄스랑 보깅 댄스 하는 분들이에요.

왁킹 댄스. 기본동작은 주로 팔을 돌리는 트윌Twill, 팔을 뻗는 익스텐션Extension과 모델 포즈를 취하는 포징Posing, 그리고 약간의 스텝으로 구성되고 음악의 무드를 느끼면서 섹슈얼하고 연기적인 부분이 강조되는 스트릿댄스의 한 장르이다(나무위키). ⓒ 청주 브랜드뉴 댄스학원
보깅 댄스. 보그 등 패션 잡지 모델들의 부자연스러운 포즈를 묘사한 것에서 유래한 댄스로 음악에 맞추어 모델 포즈를 취하는 듯한 댄스다. 올드 웨이Old way, 뉴 웨이New way, 보그 펨Vogue Femme 형태가 있다고 한다(나무위키).&nbsp;ⓒ Giphy.com

수달 어떻게 이렇게 밴드 구성을 했어요? 이렇게 사람을 모으는 일이 쉽지는 않은 일이잖아요.

재영 없는 장르다 보니까 섭외도 되게 힘들었어요. 일단 이게 어떤 쪽으로 하고 싶은지 설명을 해도 예시를 들 부분이 없었거든요. 댄서 분들은 대체적으로 (소속 된) 팀이 있는 분들이 많아서 (함께하자고 하기) 좀 어려웠어요. (밴드 활동이) 가능한 댄서 분들을 찾다가 지인 분이 소개를 해줬어요.
제가 댄서 분들 보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인스타에서 많이 보던 팀이 있었는데 그 팀에 소속하신 분을 소개 해준거에요. 저도 제 음악이랑 같이하면 너무 좋겠다 싶어서 바로 연락했고, 그 분들도 바로 오케이 해줘서 다행히 진행을 하게 됐죠.

수달 이전에 활동하셨던 팀이 <브로큰 타임>이랑 <인 더 파티>가 있잖아요.

재영 !!!!!!

수달 이 전에 팀들과 계속할 수도 있었을텐데 《허밍버드》를 구성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재영 <브로큰 타임>이나 <인 더 파티>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됐죠. 그러다 보니 제가 쓴 노래로 저만의 색을 가진 팀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요. 제가 만든 팀은 《허밍버드》가 처음이거든요. 제가 쓴 노래로 제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작업 하고 싶은 이유가 커요.

수달 그런데 음악 장르가 조금씩 달랐잖아요. <브로큰 타임>이 스탠다드한 재즈 중심이었다면 <인 더 파티> 같은 경우에는 재즈 펑크 스타일었고요. 《허밍버드》는 재즈랑 연관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디스코가 가미 돼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 재즈 쪽으로 하다가 이런 음악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서 《허밍버드》를 구성하고 앨범을 만들었을 것 같은데 《허밍버드》는 앞으로도 쭉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활동 하게 되나요?

재영 네 그럴 것 같아요. 쓰다보니까 그런 곡이 나오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펑크랑 디스코 기반의 곡들이 나오게 됐는데, 댄서가 들어오게 되면서 좀 더 댄서랑 많이 할 수 있는 곡들을 더 많이 쓰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발라드도 있지만 발라드 할 때는 댄서가 나갔다가 조금 쉬고 다음 타임에 들어오고 있어요. 댄스가 많이 들어가는 곡을 더 쓸 것 같아요.

수달 안 그래도 7명의 멤버들이랑 같이 하려면 의견이 다 다를 수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많이 반영하게 되고, 또 염두 하다 보니까 댄서들을 위한 음악들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재영 네, 또 그런 거 때문에 편곡이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어요.

수달 「새벽새」는 「Just Dance」, 「Say That」과는 달리 조금 서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의 곡이에요. 특별히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가 있나요?

재영 일단 팀 사람들이 다 그 노래를 젤 좋아해요. 그리고 이번 《허밍버드》 앨범에 컨셉이 ‘밤’이거든요. 앨범에서는 댄서가 비춰질 수 없기 때문에 곡을 쓴 주제에 집중을 했는데 그게 ‘밤’이었고요. 모든 곡들의 내용을 통틀어 봤을 때 「새벽새」가 중간 지점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사운드 적으로는 서정적이긴 한데 어떻게 보면 가장 밴드 음악에 가까운 부분이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앨범의) 곡들 장르가 다 다르게 나왔어요. 편곡이 들어가면서 더 많이 바뀌었거든요. 그래서 (타이틀을) 어느 걸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새벽새」가 가장 밴드스럽고 팀 사람들도 제일 만족하고, 사람들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앨범 컨셉의 중간 지점이라서 타이틀로 정하게 됐어요.

수달 앨범 대부분은 경쾌한 느낌의 디스코 음악들이 주를 이루는데 「Corner」는 도입부 처음부터 귀를 잡아 끄는 비트와 함께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의 곡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커버 이미지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 했어요. 「Before the Dawn」이 앨범의 인트로 역할을 하는 피아노 연주곡이라면 「Corner」는 이번 앨범의 무게를 담당하고 있는 것도 같아요. 여태까지 작업 했던 곡들과는 다른 느낌인데 어떤 영감에서 출발하게 된 곡일까요?

재영 코너는 그냥 뭐랄까... 그 이미지랑 그... 사운드 적인 부분이 갑자기 동시에 떠올라서 썼거든요. 가사도 이런 식으로 써 보고 싶다고 느꼈고요. 제가 어떤 사건이 있어서 그 곡을 썼다는 것 보다 그냥 이런 분위기에 이런 곡을 써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허밍버드스러운' 느낌으로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던 것 같아요.

수달 개인적으로는 이 번 앨범에서 제 취향을 두드린 곡이었어요. 사심을 담아서 질문을 드린 건데 일단 곡 제목이 ‘Corner’잖아요. 이게 앨범 커버랑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앨범 자켓을 보면 발이 살짝 보이고 코너, 벽이 있어서요. 딱 커버랑 맞춘 것 같은 곡이란 생각이 많이 들어서 어떤 의미가 특별히 있나 여쭤봤어요.

재영 (웃음) 그냥 곡을 (웃음) 쓰다 보니 딱 떠올라서 썼던 것 같아요. 뭔가 그리고 제 곡들이 가사들이 되게 직설적이거든요. 표현도 「Say That」 같은 경우에도 ‘네가 얘길 해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고, 「새벽새」도 그냥 돌려 말하는 것 없이 1차원적으로 가사를 쓰는 것 같아요. 「Just Dance」도 ‘그냥 춤춰라’ 이런 식으로 직설적인 가사를 얘기 하고 있고요. 그래서 약간 조금 더 상상력이 필요할 수 있는 곡을 쓰고 싶었던 시점에 「Corner」라는 아이템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그 이상은 듣는 사람에게 맡기는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코너가 가진 이미지가 섹시하게 느껴져서 딱 쓰게 됐던 것 같은데 이제 그냥 듣는 사람한테 던지는 거죠. 그 뒤는 듣는 사람이 알아서 상상 할 수 있게요. 「새벽새」 전에는 코너가 원래 타이틀이었거든요. 근데 편곡이 많이 들어 가면서 새벽새로 바뀌었어요.

수달 정말요? 그런 비밀이...

재영 네. (웃음)

Q. 뮤지컬 배우로 활동도 하셨고, 밴드 활동을 하셨잖아요. 어떤가요? 두 장르의 매력이라거나 특징이 무엇이 있나요?

재영 뮤지컬 할 때가 스물다섯, 여섯 살쯤인데 학교에서 재즈 전공을 했다 보니까 기존의 곡을 표현 하는 건 너무 익숙했어요. 그래서 뮤지컬을 하면서 보컬로서는 저한테 부족했던 연기 부분을 배우고 싶어서 했었던게 큰데, 뮤지컬은 아무래도 조금 더 감정에 집중이 되어 있어서 이전에 노래하면서 다소 감정을 집중하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집중 해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뮤지컬은 대사가 가미 된 복합예술이잖아요.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요. 그런 모든 예술로서의 모든 매력들을 다 느낄 수 있는 장르가 아닌가 싶어요. 사실 미술적인 부분도 있고요. 설치미술이나 이런 게 다 들어 가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되게 좋았었던 것 같아요. 그게 또 제가 밴드 음악 하는 것에도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었던 것 같고요.

수달 다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재영 제가 (뮤지컬) 안한지가 좀 됐는데, 스케줄 적인 부분이 되게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밴드 음악 하는 분들이나 연주하는 분들은 대부분 한 팀에만 오롯이 집중하지는 않고, 프로젝트로 다른 밴드도 하면서 겸사겸사 하는 편인데 반해 뮤지컬은 사람들이 한 번에 2, 30명씩 투입되다 보니까 스케줄이 자유로워야 가능하겠더라고요.
마지막 작품을 했을 때가 일을 하면서 스케줄을 짜야 하는데 그게 또 어려움이 많았어요. 제가 생활비를 벌지 않아도 되면 조금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일을 하면서까지 하는 건 욕심이구나 싶었고, 그리고 그런 것까지 포기하면서 뮤지컬 배우를 하고 싶지 않았나봐요. 그 정도로 나를 던져 넣기는 좀 무서웠던 거죠.

수달 온전히 거기 하나에 집중하기 어려우면 아무래도 고민을 하게 돼죠.

재영 뮤지컬 하는 분들 보면 뮤지컬에 대한 열정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정말 여기에 본인을 다 던져 넣고, 그 작품에 대해 온전히 집중을 하고요. 근데 저는 그렇게까지 뮤지컬에 대한 열정이 아니었지 않을까... 근데 할 땐 정말 재밌었고 계속 하고 싶었지만 제가 계속 하고 싶다고 하기엔 너무 어려운 부분이었어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갈 수도 있고요.

수달 여러 명이 합이 잘 맞아야 하는 장르이기도 하고요. 연습도 같이 해야 하니까요.

재영 또 연습시간에만 모이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추가적으로 모이고 이런 걸 해줘야 하는데, 아니면 개인적으로 연습을 하던가 했어야 했는데 사실 그게 제가 처했던 상황에서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수달 요즘 재영 씨의 일상은 어때요? 혹은 관심이 가는 이슈가 있을까요?

재영 코로나 19가 끝나면 유럽을 정말 가고 싶어요. 유럽을 정말 가고 싶고... 음. 제가 앨범 녹음 끝나고 나서는 방전이 돼가지고 당분간은 음악을 듣지 말자고 생각하고 노래를 안 들었어요. 한 두 세 달을? 안 들었어요. 항상 다음에는 무슨 곡 쓰지 하는 그런 스타일이었거든요. 다음에는 뭐 하지, 다음 건 뭐하지 저한테 여유를 안 주고 계속 이어가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퀄리티도 떨어지고 별로 안 좋더라고요. 작정을 하고 쉬어보자 해서 요가랑 필라테스 하면서 책 읽었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저의 심신의 안정에 너무 좋았어요.
제가 책도 고등학생 때 이후로 한 번도 안 읽었었어요. 읽고 싶단 생각도 안 들었고요. 근데 그 때 좋아했었던 작가들 책 읽으면서 카페 가서 커피 사와서 마시고, 아침에 요가 가고 그렇게 사는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수달 요가랑 필라테스 너무 좋지 않나요?

재영 원래는 헬스만 했었는데 필라테스가 진짜 좋고. 근데 저는 (강사 분들이) 어떻게 그렇게 하면서 말을 차분하게 하시는지. 전 힘들어 죽겠는데. (웃음)

필라테스 가서 드는 생각은 정말 '????' 수업 들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필라테스 선생님들은 다 이렇게 말씀하신다...&nbsp;ⓒ 백수정 님 트위터

수달 책도 읽고 있다고 했는데, 요즘 읽는 책은 어떤 책인가요?

재영 요즘 읽고 있는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고 있는데, 최근에 읽은 게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제가 그런 걸 좋아해가지고. (웃음)

수달 저도요. 저도 추리소설 너무 좋아해요. 저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너무 재밌게 봤어요.

재영 하아- 제가 그걸로 히가시노 게이고 입덕을 시작해가지고. (웃음) 그 사람이 추리소설의 정석이긴한데 어우- 왜 그런지 알만큼. 저는 책 봤을 때 너무 충격이었어요. 지금 거의 다 읽어 가서 (그 다음엔) 뭘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좀 찾아보고 있어요.

수달 추리소설을 특히 좋아하나요?

재영 추리소설이나 소설류를 그냥 좋아해요. 나이가 점점 차니까 계발서 같은 거나 주식 책 같은 걸 볼까 했거든요? (웃음) 근데 본능적으로 안 끌리더라고요. 읽으면서 영화 보듯이 생각 전환을 풀고 싶은 거라서. 소설이 좋은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베스트 도서에 보니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책도 있었는데 추리는 아니지만 재밌더라고요. 재밌게 봤어요.

수달 약간 마음을 달래주는 그런 책들이 또 잘 읽히는 것 같아요.

재영 음악도 좀 그런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점점 신경 쓰고 곤두세워서 듣는 음악보다는 그냥 지친 마음에 위로되는 곡을 더 찾는 것 같고, 점점 그렇게 가는 것 같기도 해요.

수달 그래서 저는 《허밍버드》 노래들이 되게 신나더라고요. 댄서 분들 나와서 같이 춤을 추니까 나도 좀... 몸치지만 (웃음) 좀 잘 췄으면 하는 그런 생각들도 들고. 어디 좀 가서 방송 댄스라도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재영 (웃음) 저도 댄스 2년 배웠거든요. 진짜 재밌어요. 운동도 되고. 필라테스랑 댄스랑 같이 하면 진짜 딱 인거 같아요.

수달 음악은 그럼 앨범 내신 이후로 계속 안 듣고 있는 건가요?

재영 이제 다시 듣고 있어요. 12월에 끝났으니까 2월 초까지 안 듣고 있다가 쉬었으니까 곡도 다시 쓰고 해야죠. 요즘 아이돌 노래 자주 들어요. IZZY나 (웃음) 청하 진짜 좋아하고, 청하가 그런 영상들을 댄서들이랑 진짜 잘하거든요. 그런 것도 자주 봐요. 그만큼 이제 엄청난 인력과 돈이 투자된 음악을 따라갈 순 없지만 보면서 에너지를 되게 많이 얻는 것 같아요.

걸 크러쉬 청하! 사랑해요&hearts;&nbsp;ⓒ 네이버 포스트 '롤러코스터 보다 짜릿한 청하'

 

Q. 개인적으로 여쭤보는 건데 재즈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재영 원래는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자우림이랑 에픽하이를 엄청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입시로 자우림 노래 할 수 없으니까 가요 위주로 많이 연습 하고 있었어요. 그때 다니던 학원의 선생님이 재즈를 하시던 분이었는데 저한테는 재즈를 가르치진 않으셨어요. 그런데 그 분이 그냥 피아노 치면서 재즈를 부르는 모습을 건너서 봤는데 거기에 그냥 확, 꽂혀 버린 거예요. 그때가 고2 때예요. 나 저거 너무 배우고 싶다. 그 때부터 했는데 가요를 분석하는 거랑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화성악 쪽으로 더 많이 공부해야 되고 그런 점들이 너무 매력적이고, 섹시했어요. 그래서 입문 하게 됐어요. 그리고 대학에서도 배우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Q. 허밍버드의 영상들을 찾아봤는데, 좋은 퀄리티의 영상들이 많더라고요. 뮤직 비디오 처럼요. 이런 작업들을 꾸준히 해온 까닭이 있다면요?

재영 아무래도 비디오와 오디오를 같이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사실은 공연으로 보여드리면 가장 좋았겠지만, 사실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하기 힘들었어요. 해도 비대면으로 진행을 해야 해서 선택권이 없었던 것도 맞고요. 근데 어쨌든 (영상을) 남길 수 있는 거고, 사람들이 요즘 유튜브를 제일 많이 보니까 접근성과 저희 밴드가 지향하는 스타일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영상이더라고요.

수달 영상들이 색감도 너무 좋고, 너무 멋있었어요.

재영 참 다행인게 제가 (작업을) 요청 드린 분이나 제작을 하자고 해주신 분들이 다들 너무 좋은 분들이었거든요. 그분들이 엄청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수달 그게 영상의 퀄리티가 좋은 이유겠죠?

재영 네.

수달 앞으로도 이런 영상 작업들을 계속 나오나요?

재영 네. 이제 찍을 만큼 찍어서 곡이 나와야 됩니다. (웃음)

찍을만큼 찍었으니까요~&nbsp;ⓒ 풍 님 트위터

수달 영상을 만들 때 아이디어는 주로 멤버들과 의논하나요?

재영 일단은 보통 영상 찍는 쪽에서 시트가 다 있긴 해요. 그래서 저한테 다 보여주시고 괜찮겠다 싶으면 그렇게 진행 되는 게 제일 많고요. 아니면 저희가 정해 놓은 공연 레퍼토리가 있기 때문에 준비한 걸 보여드리면 돼요. 그리고 제가 다 (확인 해)보고, 색감 작업은 그쪽에서 ‘이렇게 찍을겁니다’라고 한다면, ‘이 곡의 조명은 이걸로 해주세요’라고 제가 구체적인 요청만 드려요. 그리고 팀원들한테 이런 부분이 괜찮은지 물어 보면 대체적으로 다 오케이 해주고요. 그 이후는 저랑 영상 제작진이랑 연락을 주고받죠.

《허밍버드》의 영상들. 색감이 다채롭다. 위에서부터 「JustDance」, 「새벽새」, 「SayThat」 영상 장면들. ⓒ 허밍버드; 낙동강레코드


Q. 코로나 19 이후로 비대면 활동들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어요. 그전에 유튜브나 여러 영상매체들은 홍보 콘텐츠로서의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 팬들이나 소비자들을 만나게 되는 수단으로 발전이 됐습니다. 실연이 중심인 뮤지션들이나 아티스트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재영 사실 경제적인 부분으로도 많이 이어질 수도 있을거 같아요. 코로나가 터지니까 (모두들) 지원사업들로 집중 했던 것 같거든요. 지원사업은 어쨌든 정해진 예산을 받고 하는 거기 때문에 (안정적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사실 관객이랑 마주보면서 공감 하려고 하는 건데 (비대면은) 그런게 이루어지기 힘드니까요. 뭔가 살아있는 느낌이 떨어져서 매번 힘 빠지는 게 되는 것들이 있긴 했죠. 노래가 끝나도 박수소리가 없고, 굉장히 허무하고요. 물론 영상은 다시 찍을 수 있어서 그런 건 좋지만 우리가 영상을 찍기 위한 팀이 아니라 저희가 만든 노래를 사람들한테 들려주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목적인데 그걸 못하니까 너무 아쉬웠어요.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대면으로 하면서 라이브 스트리밍 같은 것도 많이 했지만, 아무래도 급하게 결정된 부분이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것도 초반에는 많았어요. 그런 공연 방식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많이 보는 편도 아니었고요. 밖에서 공연하면 우연히라도 지나가다가 ‘어, 저 노래 뭐지?’하면서 들을 수 있거든요. 근데 유튜브는 그런 우연성도 없으니까 그게 아쉬웠어요. 유튜브를 통해서 사람들이 봐주고 댓글을 달아주는 건 좋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거랑 화상으로 얘기하는 건 또 다르니까 약간 그런 미묘한 차이가 아닌가 싶어요.

수달 인디 음악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벌고 있는 분들도 되게 많더라고요. 재영 씨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재영 그래서 요즘 주식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웃음) 옛날에 주식을 진짜 싫어 했는데 나는 그런 거 못하는 쫄보기 때문에 돈은 전부 통장에 넣어놨거든요.
《허밍버드》 하기 전에 행사를 많이 했어요. 그때 돈을 좀 많이 벌었고요. 근데 사실 행사라는 게 제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면 참 좋겠지만 아무래도 기업행사고 회사에서 하는 행사들, 종교 행사 이런 거라 제가 원하는 노래를 부를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런 걸 하면서 현타가 많이 왔었거든요. 대신 돈은 진짜 많이 벌었어요. 모아봤자 별로 모으진 못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돈을 적지만 좀 모아놨으니까 앞으로도 이렇게 모아야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행사가 없기도 하고, 마침 속으로도 이제 행사를 좀 덜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상태였어요. 이렇게 음악을 안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포기하고 모아놓은 돈들을 어떻게 하지 하다가 모두 주식으로 (웃음) 그래서 요즘 주제가 주식...입니다. (웃음)

Q. 앞으로 《허밍버드》나 재영 씨가 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재영 일단은 앨범이 나왔기 때문에 공연을 많이 해야 하고, 지원 사업도 많이 넣을 것 같고, 작년에 코로나가 터져서 영상 쪽으로 완전히 많이 기울었기 때문에 올해는 좀 더 그런 퀄리티가 좋은 아이템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고요.
그리고 저는 이번에 쉬면서 마음이 안정이 됐기 때문에 다시 곡을 쓰고, 유튜브를 좀 고민 중이에요. 열풍일 때는 생각을 안 했었는데 좀 늦었지만 이 《허밍버드》라는 팀으로 단순히 커버하기 보다는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고, 유튜브를 해볼까 고민 중에 있습니다.


Q. 이번 앨범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재영 일단 헤비 공연도 생각 중이지만 보통은 지원 사업으로 늘 했어서 문화예술회관 쪽이나 청춘 마이크에서 지정하는 공연장들에서 많이 했어요. 그리고 코로나로 문 닫은 클럽이 너무 많아가지고 어디에서 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가능하면 헤비에서도 하고 싶고, 베리어스나 버드도 다시 공연을 시작했으니까 버드에서도 저희 팀으로 공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유닛 활동도 좀 고려하고 있어요.
완전체로 활동하다보니까 《허밍버드》가 몸집이 커서 무대에 설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대다수인거예요. 섭외 연락은 되게 많이 왔는데. 인원이 많다 보니까 금전적인 부분이 안 맞아서 자꾸 문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거는 멤버들끼리 회의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가다간 자꾸 노출 될 기회마저 놓치게 되니까요. 그래서 밴드 음원 홍보를 먼저 하고, 하자는 방향도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Q. 대구 인디 씬에 대한 생각을 질문 할게요. 재영 씨는 대구 인디 씬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재영 뭔가 점점... 개인적으로 느끼는 건데 옛날에는 좀 뭔가 열정이 있었어요. 단체도 이루고, 기획 공연을 하기도 하고요. 코로나가 기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전국적으로 다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지원사업으로 점점 더 많이 기우는 것 같아요. 저도 지원 사업을 받아서 공연을 하지만 안타까운 건 그런 걸 자꾸 하다보니까 약간 학교 다닐 때 같다고 할까요? 제작 발표 하는 느낌도 약간 있고, 공연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도 좋지만 지원 사업 쪽으로 몰리다 보니까 창의 적인 공연이 많이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돈을 (지원) 받고 무대에서는 준비한 걸 보여주면 되니까 그게 참 좋은 건데 그러다 보니 기획 공연이 많이 없어졌어요. 창의적인 게 없어지고 다들 지치는 건지 열정적이던 모습도 보기 힘들고, 팀들도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보다 어리신 분들 중에 이제 누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해야 하나? 예전엔 항상 (새로운 세대가) 나오는 느낌이었는데 저 보다 3, 4년 밑으로는 누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음악 하는 사람 자체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새로 올라오는 뮤지션 수 자체가 줄어든 것 같기도 해요. 후배들, 학교후배들도 없는 것 같고요. 그래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의) 나이대가 높아졌고, 이 사람들도 점점 취직도 하고... 사실 음악 하려고 취직을 한 건데 뒤바뀐 것 같기도 해요. 음악 하려고 서울 간 분들도 마찬가지고,

일이 메인이 돼 버려가지고 음악 할 체력이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해요.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어차피 음악이라는 것 자체가 지칠 싸움이긴 한데 오래 버티는 사람이 성공하는 거라고들 하니까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사실 그것도 잘 몰라요. 오래 남은 사람이 성공한건가? (웃음) 그리고 대구가 지방이다 보니까 서울은 악 쓰고 음악 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밴드나 뮤지션이) 개성 없고, 메리트 없고, 음악 못하면 그냥 나가리 되는 반면 대구는 그런 (서바이벌 적인) 게 약하다고 생각 되거든요. 의리가 장점이자 단점이랄까요? 그래서 거기에 너무 고이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죠.

Q.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재영 그냥 다들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웃음) 저는 음악 관두면 패배자 같이 이야기 되는 게 싫더라고요. 제가 나이가 좀 드니까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요. 오랜만에 공연한다고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걔 지금 음악 안하잖아’라고 이야기 하는 거 자체가 그 사람은 실패한 사람이고, 나는 아직 음악 하고 있는데- 이런 느낌으로 비춰지는 게 나이 들수록 점점 많이 들리더라고요. 어쨌든 자의든 타의든 관두시는 분이 많은데 그 분들도 본인의 현명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고요.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요. 그냥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이에요.

fin

 

허밍버드의 신곡들은 멜론, 지니, 벅스, 유튜브 뮤직 등 음악 스트리밍 앱에서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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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급적 비문을 정리하고, 중간중간 웃음소리, 액션들에 대한 설명은 괄호로 정리하였습니다.
* 질문과 답변의 구분을 위해 인터뷰어의 질문은 색 처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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